The Stains of Life – 2018
CHO KHEE JOO
Gallery O, Seoul
31 May – 13 June, 2018
포스트 모더니즘과 모더니즘의 교차점에 서있는 작가 조기주
작가 조기주는 새로운 재료를 만나고 습득하는 일에 탐닉하여, 매체를 가리지 않고 그만의 작품세계를 펼쳐왔다. 비디오와 영화, 캔버스 뿐 아니라 종이, 시멘트 등의 재료를 도입하는 등의 무수히 많은 실험 과정이 꾸준히 지속되어 작가의 정체성을 형성해 오고 있는 것이다. 평론가 홍지석 또한 2017년 조기주의 전시서문에서 그녀의 작품세계가 자기 동일성-우주, 순환, 알, 생명, 자궁-의 상징에 해당하는 원(圓), 좀 더 정확히는 ‘운동을 머금고 있는 원(1991년 조기주개인전 서문, 이경성)’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음을 조명하는 한편, 지속적으로 그려온 그 원은 단 한 번도 같은 원이었던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.
한편, 그녀의 근작들에서 발견되는 것은 시멘트와 같은 현대 문명사회의 상징이자 부산물들-흑연, 구리, 쇳가루, 녹청, 금박-이다. 2008년부터 작가가 진행해온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작품들은, 가치가 없어 버려진 것들을 일련의 과정을 통해 화면 위에 의미 있는 존재로 재탄생 시키는 ‘조기주식 연금술’을 더욱 다양하고 친숙한 재료들을 활용함으로 그 지평을 확장시킨다. 특히, 이미 2014년 이래 두 차례의 변화를 겪은 그녀의 시멘트 화면은 패널 내부에 매립된 철망이 전면에 드러나 생긴 그리드(grid)를 그대로 품으며 또 다른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. 이는 자연스럽게 그 위의 흔적들과 어울리며 운동하고, 확장하여 생성하는 화면을 연출한다.